5·18 헬기 사격 진실, 천장 '총알'로 밝혀질까

광주시, 전일빌딩 10층 총탄발굴 조사 의뢰
'광주학살' 명백한 증거로 드러날까 '주목'
(광주=뉴스1) 박중재 기자,황희규 기자 = 1980년 5월 광주에서의 '헬기 사격' 진실이 밝혀질까.
정부가 부인하는 5·18 당시 '헬기 총기난사'의 진상 규명이 광주시의 '전일빌딩 총탄 발굴의뢰'로 한 발짝 더 다가선다.
5일 광주시에 따르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헬기에서 광주시민을 향해 무차별 발사한 '총알'을 찾기 위해 이르면 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추가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총탄발굴 장소는 5·18당시 헬기에서 발사된 것으로 유력한 총탄 흔적이 무더기로 발견된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전일빌딩 10층 천장이다.
시 관계자는 "총알이 외벽이나 유리를 뚫고 10층 천장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제기돼 국과서에 발굴을 의뢰할 예정"이라며 "총알이 존재할지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5월 광주'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이다"고 말했다.
앞서 국과수는 지난달 12일 전일빌딩 총탄흔적에 대한 최종 감식결과서를 통해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유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과수는 "전일빌딩 외벽(35곳)과 내부(150곳)에서 185개 이상의 탄흔이 발견됐다. 공중정지 상태의 헬기에서 발사됐을 것으로 유력하게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일방송(전일빌딩 10층) 실내로 가해진 총격의 총기 종류와 관련, 천장 부분의 발굴 조사는 별도 의뢰 공문에 의해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군에서 갖고 있는 자료에는 헬기가 두 차례 기동한 기록이 있지만 사격이 이뤄졌다는 기록은 없다"며 ‘헬기 사격’ 여부는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전일빌딩 10층 천장에서 실제로 '총알'이 발견될 경우 정부가 '헬기 소사'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명백한 증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시는 전일빌딩 10층 실내에서 150개의 총탄 흔적(기둥과 바닥 각 56개, 천장 28개, 창틀 등 10개)이 발견된 만큼 총탄 발굴조사에서 원형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건물내 총탄흔적 등 원형 유지 방안에 대해 5월 단체 등과 논의를 거쳤다"며 "3월 중 국과수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이 5·18 총탄 흔적 전일빌딩 10층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광주시 제공) © News1
한편 정부와 군 당국은 '5·18 때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여러 증언에도 헬기 집단발포에 대한 직접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헬기사격에 대한 가능성을 일축해왔다.
건물속에 묻힐 뻔했던 5·18 헬기 사격의 증거는 시가 전일빌딩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면서 드러났다.
시는 옛 전남도청에 들어선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해 노후된 전일빌딩을 복합문화센터 및 관광자원화 시설로 조성키로 했다.
리모델링을 앞두고 5월 단체가 '전일빌딩 외곽에 총탄 흔적이 남아있다'고 정밀감식을 주문하자 시는 지난해 8월 국과수에 정밀 조사를 의뢰했고 전일빌딩 외벽과 10층 내부에서 총탄 흔적을 무더기로 발견하게 된 것이다.
시는 전일빌딩 리모델링 공사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전일빌딩이 지금까지는 '5월 광주' 현장을 지켜봤던 상징적 건물이었다면 지금은 피격(헬기사격)이 이뤄진 역사의 현장으로 전환됐다"며 "그 가치가 최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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