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철님의 게시물
공소청, 중수청 출범시까지 D–71일
1.
민주당 지도부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인정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다행이다.
2.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분명한 것은, 이대로 가면 수사절차는 폭망이고, 만일 그 문제가 터져 나오기 시작하면, 심각한 상황이 온다.(그 이유는 보완수사권을 인정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오해들 하지 마시라)
왜 그런가?
3.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크게 보면 네 가지다.
첫째, 10월 2일까지 물리적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는 점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전대(8월 17일) 이전에 형소법을 처리한다는데, 오늘 당장 해도 시간이 부족할 판에서 민주당 지도부의 상황인식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고 본다.
누누이 말하지만, 형소법 내용에 따라 뒤따라야 할 무수한 절차가 있다. 대통령령, 부령, 각 기관 내부 훈령, 매뉴얼 등 자체 규정을 제정ㆍ개정해야 한다. 이 작업만 아무리 최소한으로 잡아도 3달은 걸린다.
또한 바뀐 형소법에 따라 새로 구성되어야 할 조직과 인력 정비가 필요하다. 특히 공소청의 수사인력 정리는 그야말로 쉽지 않은 문제다. 수사인력을 외부로 이동하는 문제는 당사자들 의견수렴도 해야 한다. 조직 정비 후에는 인사를 해야 한다.
첩첩산중이다. 민주당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해서 정부로 보내야 한다.
4.
둘쨰, 정부의 리더십과 의지다.
위에서 얘기한 무수한 일들이 시간을 아껴 효율적으로 진행되려면, 당연히 정부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달라붙어 가용한 자원을 모두 투입해서 신속하고도 정확하게 임무를 이헹해야 한다. 여러 부처가 동원되는 일은 청와대가 사령탑이 되어야 한다. 외형상 총리실에 맡기더라도 실질적인 컨트롤타워는 청와대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지 의문이다. 가장 중요한 부처 중 하나인 법무부는 죄다 검사 수사권 찬성론 뿐이었으니, 과연 최선을 다해 국회 입법을 이행할까 싶고, 행안부의 중수청에 대한 무성의, 안일을 보니 행안부도 실망스럽다.
또한 문제는 청와대다. 내 경험으로 이 문제는 민정수석실이 주무일 것 같은데. 검사 출신 수석이 과연 검사 수사권이 폐지된 형소법 시행을 각별한 문제인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인가?
지금까지 청와대와 정부가 보여왔던 무책임이 개선될 것인가?
5.
셋째, 형사소송법 시행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곳은 공소청이다.
검사들의 무성의를 넘어선 냉소와 방관, 더 심한 걱정은 미필적인 사보타주이다.
물론 검사들이 고의로 일을 그르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경과의 협력, 보완수사 요구, 재수사요구 등의 협업이 필요한 절차에서 검사들이 보일 모습은 “될대로 되라!”일 것은 지난 2021년의 경험상 분명하다. 그러면서 내적으로 제도의 결함 탓으로 자기 행동들을 정당화할 것이다. 이 점이 향후 형소법 안착에서 최대 걸림돌일 것이다.
더 나아가 이들은 지금까지의 패턴대로 경찰이나 중수청 등 수사기관의 문제점을 언론에 알리면서 경찰 등 수사기관을 흔들고, 바뀐 형소법을 흔들어 뒤집기를 시도할 것이다. 야당, 언론과 합세해서 말이다. 지금 한동훈이 배지를 달고 있는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검사의 정치 DNA를 제거하여 성실한 공무원으로 만들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은 이 정부의 업보가 현실화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6.
넷째, 공소청만큼이나 걱정되는 곳이 국가수사본부이다.
이들의 무능과 안일은 정말이지 치가 떨린다. 수사권 문제로 온 나라가 논쟁 중인 상황에서 장윤기 사건을 그 따위로 처리한다?
이런 정신나간 작자들에게 수사권을 맡겨도 되나?
진짜 뼈를 깎는 각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윤석열 이래 우리 사회가 국수본을 비롯한 경찰수사에 얼마만한 자원을 투입하여 그 역량을 키우려고 노력했는지 돌아봤으면 싶다. 경찰수사를 노골적으로 비하한 검사수사권 찬성론자들은 논외로 하더라도 행안부, 법무부부터 반성해야 한다.
7.
형사소송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면, 이는 제도가 갖는 결함이 아니다.
제도 시행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관계기관들의 공무원의 소임과 자세가 필요한 일이다. 어느 제도인들 그렇지 않은가?
청와대와 법무부, 행안부 등 정부가 정말 각별한 의지를 갖고 검사 수사권이 폐지된 형소법 시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었으면 한다. 특히 법무부는 검사들의 사보타주에 대하여 미리 상황을 점검하고 사보타주 발생시 엄단해야 한다.
형사소송법 시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 모든 것이 정부와 민주당의 부담이 된다. 그 부담이 쌓여서 다시 중대한 정치쟁점이 되는 경우 정권교체 같은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정부는 그런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지 않게 상황을 잘 관리했으면 한다.
오늘로 71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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