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Choi
@wpdlatm10
Edward Lee
언론은 진실의 파수꾼인가, 왜곡의 설계자인가
거짓이 진실을 삼키는 시대… 언론개혁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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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말하지 않아도 존재하지만, 언론이 침묵하거나 왜곡할 때 그것은 사회를 병들게 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정보과잉의 사회’에 살고 있지만, 정작 진실에는 닿기 어려운 ‘인지 부조화의 수렁’에 빠져 있다. 언론은 존재하되 저널리즘은 실종되었고, 정보는 넘쳐나지만 공론장은 기능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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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언론 보도는 이러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언론은 사실이 아닌 ‘서사’를 만들어내고, 진실이 아닌 ‘정념’을 유포하며 민주주의의 토대를 뒤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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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언론은 관점을 갖는다. 문제는 그 관점을 숨긴 채, 마치 객관을 가장하며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듯 보도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실의 누락과 강조, 배치와 프레이밍을 통해 의도된 현실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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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는 언론을 공론장의 핵심으로 보았지만, 동시에 그 공론장이 권력과 자본에 의해 왜곡될 위험을 누구보다도 깊이 경계했다. 포섭된 언론은 단순한 정보의 전달자가 아니라, 현실을 조작하는 ‘이데올로기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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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벨스는 “거짓말도 반복하면 진실이 된다”고 말했다. 나치 독일의 언론은 정보 전달을 넘어 현실을 ‘설계’하는 수단이었으며, 그 결과는 전 인류의 재난으로 이어졌다. 오늘날의 정치적 편향 보도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한국의 진보 언론은 스스로의 중립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기 진영 내부 공격’을 감행한다. 그것이 자신을 더 “합리적이고 신뢰받을 만한 매체”로 포장하는 전략이 되기 때문이다. 강선우 의원 관련 보도는 그 전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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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전략은 미국 내 일부 재미동포 극우 정치인들이 조국을 공격함으로써 백인 사회의 신뢰를 얻으려는 심리와도 겹쳐 보인다. 도덕성과 독립성을 주장하지만, 결국은 기득권 질서에 편입되기 위한 일종의 자아분열적 순응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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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언론이 진보 진영을 공격하는 것은 단지 자기반성의 차원이 아니다. 그것은 내부의 독립성을 가장한 파벌적 재편이자, 기존 독자에게 혼란을, 반대 진영에는 ‘진보조차 등을 돌렸다’는 왜곡된 확신을 심어주는 정치적 연출이다. 이러한 보도는 이성적 토론의 장을 무너뜨리고, 사회를 감정적 분열과 혐오의 공간으로 전락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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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탈진실(Post-truth)’ 시대를 살고 있다. 2016년 옥스퍼드 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탈진실을 선정한 이유는, 이제 팩트가 아닌 감정과 신념이 여론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이 이 흐름을 방조하거나 조장할 때, 시민은 정보와 사실을 ‘분석’하지 않고 ‘선택’하게 된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사회는 고립된 자기 확증의 거울방으로 조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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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는 민주주의의 붕괴다. 민주주의는 서로 다른 의견과 충돌 속에서 진리를 찾아가는 체계다. 하지만 언론이 사실을 왜곡하거나 프레임을 조작할 때, 토론은 불가능해지고, 남는 것은 혐오뿐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진영 간의 혐오가 일상화된 사회가 되었고, 조국, 박원순, 윤미향, 강선우 논란은 모두 언론의 의도된 왜곡이 초래한 사회적 파국의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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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정치권력보다 더 독립적이며, 자기반성의 기제가 없다. 그렇다면, 시민이 직접 정보의 흐름을 교정하고, 스스로 미디어를 감시하는 집단지성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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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왜곡된 보도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기록하는 언론 감시 시민 플랫폼을 구축해야 하며, ▲기사 이면의 의도를 읽어내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전 세대에 걸쳐 일상화해야 하고, ▲진실을 공동 생산하고 검증하는 대안 언론과 시민 저널리즘의 실험을 확산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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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언론이 설계한 인식의 프레임 속에 살고 있다. 그들은 더 이상 진실을 공급하지 않는다. 진실은 시민이 집단적으로 만들어내야 할, 가장 고통스럽고 복잡한 창조물이 되었다. 언론의 광기가 사회를 파괴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언론을 개혁하지 못하면, 아마 기회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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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본질은 권력의 감시다. 그 감시의 중심에 있어야 할 언론이, 오히려 기득권의 도구가 되고 진영적 정념의 메신저가 되었을 때, 사회는 아수라로 변한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은 그 한복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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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혼돈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민이 ‘읽고’, ‘분석하고’, ‘말하고’, ‘기록’해야 한다. 진실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그것은 사라진다. 진실은 권력이 아닌 시민이 만들어야 한다. 그때, 언론은 비로소 공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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